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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피플 "판화·회화 장르 무의미 자연스러움으로 소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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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피플 "판화·회화 장르 무의미 자연스러움으로 소통해야"

박구환 작가


입력시간 : 2015. 04.13. 00:00 



4년 만에 갤러리리채 개인전


관객들과의 교감 소통 중요


후배 작가들 위한 활동 계획


"엄밀히 말하면 미술에서 판화와 회화 등 장르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작업방식의 차이일 뿐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교감과 소통이지요."


중견 작가 박구환(51)씨는 미술작품에 있어 장르구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망설임 없이 펼쳐냈다.


조선대 미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오랫 동안 판화작업에 매달려 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판화작가'로 불리는 것에 대해 거북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구환 작가가 ‘공감2015’을 주제로 9일부터 23일까지 광주 남구 진월동 갤러리 리채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광주에서 4년 만에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그는 화면가득한 작품의 구성과 다양한 색채 및 목판화의 소멸기법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아련한 상상을 치밀한 작업방식으로 화폭에 담아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편안함과 따뜻한 볕이 주는 풍요로운 자연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채웠다.


그의 작업은표현하려는 대상의 사실적인 요소를 베니어판(얇은 목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질감과 조각도를 활용, 치밀한 계획 속에서 실크스크린 등을 추구하는 작업기법으로 요약된다.


화려하면서도 섬세하고 다채로운 색채가 작품 전체에 표현되어 있으며 배경요소인 한가로운 마을과 만개한 꽃 등의 삶의 울림을 느끼고 경험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잘 반영되어 있다.


그는 작품 제작 전 많은 드로잉 습작과정을 거치고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사실적인 요소를 불어넣는다.


그래서 그의 판화작품은 마치 한점의 회화를 보는 듯 하다.


박 작가는 그동안 자태와 빛깔, 여성성, 욕망, 환상 등으로 상징되는 꽃을 테마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앞서 치밀한 장인적 기질과 동양적 사유에서 출발한 내밀한 시각, 전통을 존중하는 가치관과 자연에 대한 애정 있는 접근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작품의 소재인 '바다'와 그 바다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조형화해 상징적 기호로 리듬감 있게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박 작가는 나무의 형태를 단순화해 자연의 울림을 나무의 원형으로 찾아가면서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동안 그의 작품에 그려진 꽃 중 매화는 사실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느낌을 준다.


여기에 일련의 그림자를 반영한 목련과 매화작업 등에서 사물을 통해 드러난 그림자와 사물의 이파리, 줄기, 뿌리가 한몸임을 말한다.


일련의 작품들에서 그의 붓과 칼은 경계가 모호해진다.


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한가로운 마을'연작은 화면에 색상의 조화로움에서 느껴지는 형상에서 주는 메시지를 통해 표현의 한계에 도전하려는 작가적 의지의 산물이다.


작품 속 바닷가 마을들은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무안 지도 등으로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는 남도 섬들로 정겨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우리 화단에서는 판화를 회화보다 수준이 낮은 장르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며 "판화는 붓질은 없지만 장인정신과 신선한 시도, 작가의 표현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제를 담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작업방식이자 장르"라고 규정했다.


설정환 시인은 "박구환의 작품 속 목련 가지를 휘어 땅에 묻으면 금방 그 곳에서 뿌리가 뻗을 것 같은 생명력의 순정함이 풍긴다"며 "작품 속에서 만나는 꽃은 뿌리 깊은 집안의 이력을 지닌 사유할 줄 아는 힘을 지닌 여인 같다"고 평했다.


그는 30여년이 넘는 작가생활 동안 40회 가까운 개인전을 가졌고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이전 작품들이 모티브나 풍경에 생각을 담은 것이 주조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배경적 풍경에 관조자의 입장과 사람, 자연스러움을 버무려 공감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을 갖고 프로페셔널화된 의식과 활동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작품 활동 외에도 후배 작가들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환 작가는 64년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 미대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나와 91년 도일 후 판화를 접하게 된 계기로 귀국해 판화가로 전향, 뉴욕과 동경, 후쿠오카 , 서울, 광주 등에서 30여차례의 개인전 및 300여 차례의 그룹전, 초대전에 참여했다.


최민석기자 zmd@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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