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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광주 전시회 박 구 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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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예술의 별'>-■ 4년만에 광주 전시회 박 구 환 작가 


2015년 04월 10일(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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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붓의 하모니…판화에 유화의 매력을 더하다


‘공감’ 테마 ‘한가로운 마을’ ‘만개하여’ 시리즈 선봬

판화기법 활용 유화 40여점… 23일까지 갤러리 리채 





목판화 소멸기법을 구사하며 남도 판화의 맥을 잇고 있는 판화가 박구환 작가가 4년만에 광주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갤러리 리채 초대로 오는 23일까지 ‘공감’을 테마로 한 40여점의 그림을 선보인다. ‘Peaceful village(한가로운 마을)’와 ‘In full bloom(만개하여)’ 두가지 시리즈로 지난 1년간 준비했던 신작들을 모았다. 작가의 37번째 전시다.


박구환 작가의 작품 앞에 서면 그림을 모르는 사람도 오래도록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목판화의 베니어판 재질이 주는 투박미와 파스텔톤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친근한 시골 풍경을 따사롭고 생동감 있게 담아낸다.

처음 작가의 그림을 접한 사람들은 “판화같지 않다”며 감탄한다. 따뜻한 색채와 평온함, 오롯이 부드러움을 주는 풍경들을 어찌 칼로 새겼을까. 

작가는 베니어판을 이용한 ‘소멸기법(Reduction)’을 이용해 목판화를 찍는다. 여러 개의 판이 아닌 하나의 판에서 스케치된 이미지 부분을 조금씩 제거해 가면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기법이다. 다른 판을 찍을때 그 전 과정 판은 소멸되버리기 때문에 처음 1도를 찍을 때 원하는 만큼 수량을 찍어내야 한다. 일반 목판화 과정보다 더욱 힘들고 더딘 땀의 과정을 요구한다. 작품을 찍고 나면 그 베니어판은 사라진다. 

3년 전부터 작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판화의 독특한 느낌은 최대한 살리되 유화를 일정부분 덧칠한 ‘판화기법을 활용한 유화’가 그것이다. 일반 판화와 달리 오직 1점만을 만들어 내며, 독특한 발상으로 서울에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품들을 선보인다.

“판화의 한계를 회화로 표현했습니다. 판화의 한계는 흐림과 정밀 부분 조절이 안되는 것이고, 유화는 자연스럽게 찍히는 현상을 표현 못하죠. 유화작업으로 판화가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판화 위에 리터치함으로써 판화 같기도 하고 유화 같기도 한 두 가지 매력을 모두 취하는 거죠.”

회화과 출신인 작가는 원래 유화를 전공했다. 광주신세계문화센터 개점시부터 지금까지 15년간 유화를 지도하고 있는 인기 강사다. 그가 판화를 시작한 것은 1991년 일본에서 판화를 접하게 된 후부터다. 판화가로 전향한 그는 이후 36차례의 개인전과 500여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여 왔다.

“우리나라에선 노력에 비해 판화가 평가절하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림이 좋다며 칭찬하다가도 이게 판화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특히 유화와 달리 판화는 장인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작가는 강조했다. 최소한 10년 이상은 매진해야 판화의 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파고 찍고 하는 고단하고 힘든 과정 때문에 중간에 포기를 많이 합니다.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고 상품화 능력도 돼야 하죠.”

작가는 7년 전 농촌 전원마을인 담양 수북면 두정리에 ‘아트 스페이스’라는 2층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유화작업 공간과 프레스기가 있는 판화작업 공간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한가로운 남도의 바다, 마을과 집, 들판과 나무, 꽃,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서정적인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

이전 ‘소리의 바다’ 시리즈를 선보였던 작가는 이곳에서 ‘Peaceful village(한가로운 마을)’와 ‘In full bloom(만개하여)’ 두가지 시리즈를 탄생시킨다.

“이전 풍경은 관조자 입장에서 바라본 배경으로써의 풍경이었습니다. 담양으로 가면서 꽃이 보이더군요. 자연의 나무가, 바로 가까이에 있는 꽃이 일상이 되고 작품의 주인공이 되고 주제가 됐죠. ‘만개하여’ 시리즈가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는 ‘한가로운 마을’ 시리즈에 대해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교감하고 거닐고 나를 방문하는 사람의 모습과 동네 사람 등 일상을 전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연 중에 그림에 나오더군요. 자연의 모티브는 그대론데 환경이 나를 변하게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일부로서 나, 꽃이라는 매체, 나의 변화에 대한 공감이며, 보는 사람에게는 자연에 대한 생각과 자연의 일부인 꽃에 대한 공감으로 귀결될 겁니다.”

앞으로 뭘 그릴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는 “뭘 그려야 할 지 모른다.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림이 변하는 것이니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 의도할 수 없다. 흔한 소재 속에 인간을 공감시키고 감동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시문의 062-412-0005.


<약 력>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했다. 1991년 일본에서 판화를 접한 후 판화가로 전향했다. 뉴욕, 동경, 후쿠오카, 대만, 카오슝 등에서 36차례의 개인전 및 500여 차례의 그룹전, 초대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광역시전, 무등미술대전, 도솔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고 조선대, 목포대, 광주대,광주교육대, 동아대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며, 한국미협, 광주미협, 한국판화가협회, 광주판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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