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기법(Reduction)에 의한 목판화 제작과정    

박 구 환 

통상 다색 목판화라고 하면 작품에서 보여지는 색상별로 판을 제작하여 찍는 전통 목판기법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즐겨 쓰는 기법은 하나의 판으로 드로잉된 이미지 부분을 조금씩 제거해 가면서 다색판화를 완성해 나가는 방식인 소멸기법(Reduction)을 즐겨한다. 지금까지 수 차례의 개인전을 통하여 가장 궁금하게 생각해 하는 작품 제작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한다. 작품 Sea of Sound  의 제작과정을 보게되면 알 수 있듯이 제일 먼저 베니어 합판에 드로잉을 한 후 이미지 중에 흰색이 들어갈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의 이미지 부분을 파내고 노란색으로 찍는다. 그 결과 첫 번째 프린트는 노란색의 큰 면과 종이색의 흰색이 찍히게 되는데 이 흰색은 흰색으로 찍은 것이 아니고 베니어 합판에서 흰색 이미지 부분을 파낸 곳 이다.도1) 그 다음은 노란색의 이미지 부분이 남아야할 부분만 파내고 첫 번 판이 찍힌 종이에 빨간색을 잉킹하여 겹쳐 찍는다. 이때 가장 주의할 사항은 "정합"(조금 전 찍힌 위에 정확하게 찍는 것 : 정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원하는 이미지의 형상을 기대하기 어렵다.)이다. 그 결과 도2)종이에는 흰색, 노란색, 빨간색의 세 가지 색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세 번째는 빨간색이 필요한 이미지 부분을 파내고 연두색으로 찍은 상태 도3) 네 번째는 연두색이 필요한 부분을 파낸 후 하늘색으로 찍은 상태 도4)  다섯 번째는 검정으로 찍은 상태 도5)  여섯 번째는 보라색으로 찍은 상태 도6)  마지막으로 바다 부분을 밝은 보라색으로 찍어 완성한 상태 도7) 이처럼 하나의 판으로 완성에 이르는 과정 중에 이미지를 점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판을 새김으로서 판은 완성되어 짐에 따라 자동 파기되기에 이른다. 따라서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완성된 작품을 정확히 구상 하여야하여, 제판과정의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하며, 한정매수(Edition)를 결정하여 작품제작의 효율성을 증진하여야 할 것이다...